[글로벌 단신] 세계 최고 높이 3D 프린팅 건축물의 등장: 알바 타워
관리자 2025-06-04

알바 타워(Tor Alva - The White Tower)는 스위스의 산속 마을 뮐렌스(Mulegns)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3D 프린팅 건물이다. 2025년 5월 20일 공개된 이 건축물은 오리겐 문화재단(Origen Foundation)과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가 협력해 만든 프로젝트이다. 3D 프린팅을 이용해 대담하고 비정형적인 건축을 구현하고 다양한 형태를 제공하는 동시에 경제적, 생태적 이점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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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Image: Hansmeyer/Dillen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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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Image: Birdviewpicture) 



102개의 3D 프린팅 기둥

알바 타워는 콘크리트 압출을 사용하여 3D 프린팅된 24m(기초 포함 30m)가 넘는 높이의 건물이다. 타워의 핵심 설계 요소는 건물의 하중을 지지하고 외관을 정의하는 102개의 독특한 3D 프린팅 콘크리트 기둥이다. 저층부에는 높이 3.4미터의 무겁고 견고한 기둥, 상층부에는 높이가 6미터에 이르는 가늘고 가벼운 기둥 등 다양한 형태의 기둥이 존재한다. 

방문객들은 나선형 계단을 통해 이동하며 다양한 기둥의 형태를 만끽하게 된다. 꼭대기 층의 홀에는 아치 형태의 무대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건축, 문화, 과학을 융합한 독특한 공연 공간을 조성하는 동시에 소멸 위기에 있는 산골 마을을 활성화하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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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Image: Hansmeyer/Dillen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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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Image: Andrei Jipa)


3D 프린팅 구조 혁신

타워의 구현을 위해 ETH 팀은 컴퓨터 설계, 디지털 제작, 구조 공학, 재료 공학, 로봇 공학 등 여러 분야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제작 공정을 개발하였다. 타워의 전체 구조는 지오메트리를 정확하게 정의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로봇으로 전송할 수 있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설계됐다. 로봇의 노즐을 통해 5mm 두께의 얇고 부드러운 콘크리트층을 연속적으로 압출하면서 일정 높이에 도달할 때까지 기하학적이고 빈 기둥을 형성하도록 했다. 재료는 서로 결합하여 균질한 구성 요소를 형성하는 동시에 연속적인 층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빠르게 경화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부드러운 콘크리트를 위해 ETH 팀은 빠르게 굳어지는 성질의 콘크리트 혼합물을 개발했다. 


한편, 콘크리트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과정에서 링 형태의 강철 보강재를 삽입해 3D 프린팅 건축물이지만 기존 콘크리트 구조와 유사한 강도를 구현하였다. 24m에 달하는 높이는 이러한 구조적 보강을 통해 가능했다. 새로 개발된 3D 콘크리트 인쇄 방식에는 두 가지 로봇이 협력한다. 하나는 콘크리트를 층층이 쌓아 올려 복잡한 자유형 요소로 만들고, 다른 하나는 이 층 사이에 보강재를 삽입한다. 이 로봇 제조 공정을 통해 3D 프린팅 콘크리트를 완전히 구조적이고 하중을 견딜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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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보강 철재 삽입 과정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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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알바 타워 홈페이지 (Image: Andrei Jipa)


알바 타워가 시사하는 미래 건축의 방향

알바 타워는 컴퓨터 설계 및 디지털 제작의 혁신을 보여주며, 기존 건축 시스템의 확장 가능성을 고민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로봇 콘크리트 압출 공정을 사용하면 필요한 경우에만 매우 정확한 양으로 사용할 수 있어 콘크리트 소비량을 40%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이 공정에는 거푸집이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현장을 벗어난 곳에서 모듈식 구조물을 생산하고 조립할 수 있으며 해체 또한 쉽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는 5년 후 해체하여 다른 장소로 이동, 재건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알바 타워는 ETH 캠퍼스에서 5개월에 걸쳐 제작됐으며, 탈착식 나사와 포스트텐션 케이블을 사용하여 연결되어 개별 구성 요소를 쉽게 조립하고 분해할 수 있다. 

한편, 국내에서도 로봇 솔루션 제공업체 BAT 파트너스가 로봇을 활용해 3D 프린팅 적층 가공을 실험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스마트 건설 실험은 국내 사례가 많지 않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비정형 건축물 시공에 대한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건물 스케일의 대형 3D 프린팅 제작이 어려운 것은 아니나, 그 결과가 실제 상용화된 건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알바 타워의 부드러운 콘크리트와 같은 적절한 건축 재료의 사용, 내외장재와의 결합, 컴퓨터 설계와 3D 프린팅 상의 오차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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